개인회생 경험담 

퇴직하기 전까지 저는 30년 가까이 공장에서 일하며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아내와 두 자녀를 키우며 평범하게 지냈고, 은행 대출은 주택 마련을 위해 일부 받은 것 외에는 크게 빚을 낸 적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몇 년 전, 오랜 불화 끝에 결국 아내와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혼 자체도 힘들었지만 재산 분할과 위자료로 인해 예상치 못한 큰 빚이 생겼습니다.

채무 발생과 악화 과정

이혼 정산으로 약 7천 8백만 원의 채무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저는 정년 퇴직을 막 마친 상태였고, 새로운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창고 관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지만, 월 130~150만 원 정도의 수입으로는 원리금 상환은커녕 생활비 충당도 벅찼습니다. 그 사이 카드사에서 연체가 생기고, 은행 이자도 밀리면서 상황은 점점 악화되었습니다. 처음 1년은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자식들에게는 말도 못 하고 여기저기서 대출을 돌려 막았습니다. 하지만 3년이 넘자 더는 감당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개인회생 결심까지의 과정

결정적인 계기는 은행에서 압류 예고 통지를 받았을 때였습니다. 통장을 막히면 아르바이트 월급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되니, 이제는 정말 벼랑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개인회생 제도에 대해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과연 자격이 될까?’, ‘나이도 있고 체면도 있는데’ 하는 생각 때문에 망설였습니다. 고민은 반년 가까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큰 용기를 내어 상담을 받았는데, 제 상황이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한동안 억눌려 있던 마음이 무너져 내려 눈물이 날 정도였습니다.

개인회생 진행 과정

상담을 받고 실제로 신청해서 법원 인가가 나오기까지는 약 6개월 정도 걸렸습니다. 제 변제계획은 매달 약 55만 원을 36개월 동안 갚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3년 동안 꾸준히 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소득이 일정하다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진행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서류 준비였습니다. 퇴직증명서, 근로계약서, 통장 거래 내역 등 빠짐없이 제출해야 했는데, 나이가 있다 보니 서류 정리에 서툴러 꽤 애를 먹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하나하나 준비했습니다. 법원에 직접 출석했을 때는 떨렸지만 판사님이 제 상황을 차분히 확인하고 "갚을 의지가 있다면 기회를 드리겠다"는 말을 해주셨을 때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현재의 변화와 희망

지금은 개인회생 인가를 받고 1년 정도 변제를 진행 중입니다. 매달 빠듯하긴 하지만, 적어도 빚 독촉 전화나 연체 통지서를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음이 훨씬 가볍습니다. 성인 자녀들도 제가 힘겹게 상황을 버티고 있다는 걸 알고는 도와주고 싶다고 말해줬습니다. 이전에는 부끄러워서 숨기기만 했는데, 이제는 조금씩 가족과도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2년 정도 더 성실히 변제를 마치면 완전히 새 출발을 할 수 있습니다. 제 나이에 큰 꿈을 꾸기는 어렵지만, 빚에서 벗어나 소박하게라도 아내와 따로 산 세월을 마무리하고 아이들 앞에서 당당한 아버지로 서고 싶습니다.

같은 처지의 분들에게

저처럼 이혼이나 다른 사정으로 빚이 갑자기 불어나 감당하기 어려운 분들이 많을 겁니다. 혼자 끙끙 앓기보다는 전문가 상담을 받아보는 게 첫걸음입니다. 막상 시작해보면 제도적으로 마련된 길이 있고, 그 길을 따라가면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보입니다. 포기하지 말고, 작은 금액이라도 꾸준히 갚아나가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