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회복경험담

2025.08.08 16:09

연구실 대신 점포에서 보낸 3년, 이제 다시 내 길로 돌아갑니다

  • 최고관리자 오래 전 2025.08.08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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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했던 대학원생의 일상

석사 과정을 막 시작했던 24살의 저는, 그저 평범한 이공계 대학원생이었습니다. 실험실에서 하루 대부분을 보내며 논문과 프로젝트에 매진했고, 집과 연구실, 도서관을 오가는 일상이 반복됐죠. 경제적으로는 넉넉하진 않았지만 부모님 도움 없이 자취방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할 만큼은 아르바이트로 벌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선배가 운영 중이던 프랜차이즈 점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요즘 이 브랜드 잘 나가, 알바보다 낫지 않겠냐?"는 말에 솔깃했던 게 시작이었죠. 공부와 병행하면서 수익을 낼 수 있을 거란 단순한 계산이었습니다.




 

창업이라는 선택과 그 결과

25살이 되던 해, 은행 대출 6천만원과 카드론 등으로 5천만원을 마련해 프랜차이즈 매장을 열었습니다. 상권 분석도 충분히 하지 않았고, 운영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무작정 시작한 창업이었습니다.

처음 몇 달은 매출이 나쁘지 않았지만, 곧 근처에 대형 프랜차이즈가 입점하면서 손님이 급감했습니다. 마케팅을 해보기도 하고, 메뉴를 바꿔보기도 했지만 회복은커녕 적자만 쌓여갔습니다.

문제는 카드사에서 돌려막기를 하면서 채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3년이 흐르는 동안, 총 채무는 1억 1천만원에 이르렀고, 이자는 매달 60만원 이상이 나갔습니다. 학업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점포는 결국 정리했습니다. 남은 건 감당할 수 없는 빚과 무기력한 마음뿐이었습니다.




 

개인회생을 결심하기까지

점포를 정리한 뒤 잠깐 공사장에서 일하기도 하고, 과외를 하며 생활비와 이자를 갚아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카드사에서 독촉 전화가 오고, 채권 추심 문자가 부모님에게까지 전달되면서 더 이상 숨길 수 없게 되었죠.

그날 밤, 부모님 앞에서 눈물로 상황을 털어놓았습니다. 놀라시면서도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하시며 도리어 절 위로해주셨습니다. 친구 한 명이 조심스럽게 ‘개인회생’이라는 제도를 권했는데, 처음엔 너무 겁났습니다. 신용불량자처럼 보일까 두려웠죠.

그래도 이대로는 답이 없다고 느꼈고, 한 달간 고민 끝에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상담 당일, 마치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고개를 못 들고 앉아 있었지만, 상담사는 차분하게 제 이야기를 들어주며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그 말에 처음으로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개인회생 신청과 과정

개인회생 신청부터 인가까지 약 5개월이 걸렸습니다. 제출 서류가 많았고, 중간중간 보정 명령도 있었지만,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차근차근 대응했습니다.

법원에 출석했을 땐 긴장됐지만 판사님께서는 의외로 차분하고 현실적인 질문만 하셨습니다. "재산보다 채무가 많은 상황이네요.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죠?" 저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대학원 복귀 계획과 생활비 절약 계획을 말씀드렸습니다.

결과적으로 개인회생은 인가되었고, 저는 매달 28만원씩 3년간(36개월) 변제하는 계획을 승인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생활비를 줄이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학업에 복귀하면서 연구 장학금과 아르바이트 수입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채권자의 압박이 사라지고 나니 숨이 트였습니다.




 

다시 시작된 나의 삶

현재는 변제를 성실히 진행 중이며, 벌써 1년 가까이 지나갔습니다. 지출을 철저히 관리하며, 남는 돈은 따로 적금까지 들고 있을 정도로 삶이 안정되어 가고 있습니다.

무너졌던 자신감도 조금씩 회복하고 있고, 대학원 졸업 후에는 연구소 취업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실패한 창업 경험이 언젠간 저에게 큰 자산이 될 거라 믿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는 분 중 저처럼 무리한 창업으로 채무에 시달리고 있다면, 부디 혼자서 끙끙 앓지 마시고 전문가에게 상담받으세요.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저도 그랬듯, 누구든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는 용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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